일제식민사학에 왜곡된 한국 고대사학계의 실상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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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식민사학에 왜곡된 한국 고대사학계의 실상 고발
  • 한정곤 기자
  • 승인 2014.03.27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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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 연구자 이희진 신간 『식민사학이 지배하는 한국고대사』

▲ 국사학자 이병도
독도와 정신대 등 일본의 역사왜곡이 불거질 때마다 온 나라가 뒤끓는다. 마치 일본과 전쟁이라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마저 불태운다.

그러나 초·중·고·대학생들의 교과서에는 일제시대 식민사학이 틀을 세운 한국 고대사가 버젓이 기술돼 있다.

어쩌면 역사교과서 집필자와 교사들도 어떤 내용이 식민사학인지도 모른 채 고대사를 기술하고 가르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고대사 연구자 이희진씨는 최근 발간한 그의 책 『식민사학이 지배하는 한국고대사』에서 일제식민사학에 의해 왜곡된 한국 고대사학계의 실상을 파헤친다.

건국 70년이 다 되도록 한국 고대사 연구에서 청산되지 못하고 오히려 뿌리를 더 깊이 박고 가지까지 쳐 학계에서 큰소리를 치는 주류로 성장한 식민사학에 대해 저자는 “철저히 권력에 복종하고 현실과 야합하는 반역사적 태도를 학문의 이름으로 포장한 것”이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고대사 학계에 남아 있는 식민사관을 드러내면서 식민사관을 넘어서기 위한 해석들을 찾아간다.

국사학자 이병도를 비롯한 해방 후 한국 고대사학계를 장악한 인물들은 자신들의 역사학을 실증사학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반대편의 역사학은 반실증적인 것, 즉 반과학적인 것으로 몰아가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실증성을 대변한 인물이 진전좌우길이고, 그의 학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것이 초창기 한국 고대사학계였다. 특히 진전좌우길의 한일 고대사 체계는 실증사학의 탈을 쓴 황국사관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일본서기』의 일부를 비판하는 척 하면서 『삼국지』 위지동이전과 한전의 기록을 활용해 한반도 초기 국가의 식민성을 강조하는 그림 만들기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체계라고 할 것도 없다.

이같은 그림 맞추기를 위해 『삼국사기』 초기 기록은 철저히 무시됐고, 그 결과 한반도 고대 국가의 건립 연대는 수백 년이나 늦추어졌다.

따라서 저자는 『삼국사기』 초기 기록을 토대로 한국고대사를 복원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을 것을 제안한다.

또 청산해야 할 역사를 청산하지 못했을 때 역사가 어떻게 뒤틀린 길을 가는지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분야가 고대사학계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이병도가 키운 제자들이 대한민국 학계를 장악하고 역사학을, 기득권을 수호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키운 결과가 바로 현재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기득권 수호 투쟁이 어떻게 학계의 신진대사를 방해하고 학자들을 패거리 집단으로 전락시키며 저잣거리의 시정잡배만도 못한 짓을 하면서도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파렴치한이 되고 있는지를 저자는 처참한 내부 고발자의 심정에서 진술하고 있다.

특히 이들에게 연구기금과 학회지 발간 및 활동비를 지원한 관료들이 결국 이들과 야합하게 되는 과정도 이 책을 통해 낱낱이 고발한다.

국민의 혈세가 무사안일과 출세주위에 물든 관료들의 손을 통해 학계 기득권 세력에게 선심 쓰듯 뿌려지는 모습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언론도 공범자로 고발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이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을 극복하자면서 만든 프로그램에 어떻게 식민사관에 입각한 논리를 담고 있는지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 이희진씨는 “식민사학이 원하는 역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어떠한 속임수를 쓰고 있는지 밝혀 보자”는 의도에서 집필을 시작했다며 “식민사관이 청산되지 못하고 오히려 큰소리 치는 주류로 성장한 것은 대한민국 사회의 병리현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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