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에 저항한 노래들…『노래, 세상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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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에 저항한 노래들…『노래, 세상을 바꾸다』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11.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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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불리는 노래가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철폐운동과 중국의 텐안먼 사건, 체코슬로바키아의 벨벳혁명, 동유럽의 자유화운동은 물론 베를린장벽 붕괴현장에서 불렸다.

바로 ‘We Shall Overcome, 우리 승리하리라’다.

1970~1980년대 국내 민주화운동 현장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었다.

가수 조안 바에즈가 부른 이 노래는 미국과 영국의 음악차드에서 각각 90위, 26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노래는 1800년대 후반부터 흑인들이 즐겨 불렀던 가스펠 송이었다. 그러다 1946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의 담배회사 노동자 파업시위에서 노동가요로 첫 데뷔했다.

1963년 킹 목사의 연설로 유명한 노예해방 100주년 기념 워싱턴대행진에서는 주제가이자 피날레 곡으로 불리며 지금까지 민주주의 인권을 향한 저항가요의 대명사가 됐다.

신간 『노래, 세상을 바꾸다』(목선재)에는 이처럼 역사를 바꾸고 또 다른 역사가 된 노래 35곡이 소개돼 있다.

미국은 물론 제3세계국가들의 대표적인 저항노래들 각각이 지닌 역사적·정치적·사회적·문화적 배경과 의미를 전한다.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는 추천의 글에서 ‘권력에 대한 모든 투쟁은 망각에 대한 기억의 투쟁’이라는 밀란 쿤데라의 말을 인용하며 “노래는 기억 투쟁의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고 말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노력들 역시 대부분 귀에 익숙하다.

멕시코 혁명 당시 농민군이 혁명 영웅 판초 비야를 기리며 불렀던 ‘라 쿠카라차(La Cucaracha)’를 비롯해 쿠바 독립의 아버지인 호세 마르티의 시를 원전으로 한 민요 ‘관타나메라(Guantanamera)’, 광주항쟁 ‘오월가’의 원곡인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Qui a Tue Grand’Maman), 흑인해방을 갈구하는 노예들의 비원이 담긴 조안 바에즈의 ‘쿰바야(Kumbaya)’ 미얀마 8888민중항쟁에서 투쟁가로 불렸던 캔사스의 ‘더스트 인 더 윈드(Dust in the Wind) 등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정서의 표현 형식인 노래는 언제든 생생하게 살아나 사람들의 몸을 자극하고 움직이게 하고 그 움직임을 막는 것들에게는 반응하게 한다”고 말한다.

“순응하거나 아니면 저항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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