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시퍼렇다. 국내·외 할 것 없다. 하지만 겁낼 이유는 없다. 설령 수영을 못해도 상관없다. 발만 닿으면 된다. 얼마든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주도 개인투자자(개미)들만 당했다. 가슴이 시퍼렇게 멍들었다. 개미들이 느끼는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적어도 공포(?)까지는 아니다. 수심(水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의 조정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다. 필자가 지면을 통해 수차례 예견 보도를 했고 그 정도면 충분히 예방접종이 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기회’라고까지 밝혔다. 이는 그동안의 상승 분위기를 잠시 접는다는 의미다. 즉 저점 매수기회가 왔다는 뜻이었다.
일단 국내 증시 현주소를 확인해 보자. 가시화된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살살 뒷걸음질 치던 국내 증시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주에만 7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빼냈다. 불확실성과 위험자산 회피 심리 확대가 매도세에 탄력을 붙였다.
하지만 마냥 팔 수 만도 없는 게 외국인 입장이다. 상승 폭을 고려했을 때 큰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마냥 매도할 순 없으니 말이다.
여기에 프랑스 파리 테러라는 돌발 악재까지 떠안게 됐다. 이번 사건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지역의 단기적 소비심리 위축과 내수 서비스업의 둔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파리 테러사건은 현지시각으로 금요일 저녁 발생했다. 지난 2001년 터진 미국의 9·11테러나 2005년 7월 영국 런던의 지하철 자살폭탄 테러사건과는 달리 증시에 반영되는 충격의 강도가 약할 것으로 관측됐다.
따라서 이번 주(16~20일) 증시도 파리의 테러사건이나 미국 금리 인상 여부보다는 일본 경제성장률에 더 초점을 맞춰 움직이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주 증시 키워드인 일본 경제성장률(GDP)은 오는 16일 발표한다. 만약 역성장을 기록했을 경우가 문제다. 오는 18~19일로 예정된 일본 금융통화정책회의(금정위)에서 양적 완화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양적 완화는 중앙은행이 통화를 시중에 직접 공급해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경기를 부양시키는 통화정책이다. 즉 중앙은행이 시중에 돈을 푸는 정책이다. 일본이 양적 완화 규모를 확대한다는 것은 엔화가치를 하락시켜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주목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