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가시권…강 달러·신흥국 경기 우려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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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가시권…강 달러·신흥국 경기 우려 해소?
  • 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5.11.0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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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반영된 오래된 이슈…긍정적 영향력은 점점 더 우세
 

올 게 왔다. 미국발 금리인상 가능성이다. 하지만 귀에 굳은살이 박인 지 오래다.

미국이 연내 금리인상을 해도 금융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란 예상 분석이다. 오히려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수 있겠다.

이번 주(11월9~13일) 국내 증시를 달굴 키워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시장의 눈이 오는 12월16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에 쏠려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0.25%다.

▲ 국내 코스피 지수 일봉그래프. 과감한 ‘V 반등’을 보여 주고 있다. <사진=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은 올해 안에 금리가 인상될 것을 시사했다.

4일(현지시각) 미국 연방하원 금융위원회에 참석한 옐런 의장은 “만일 경제가 계속해서 잘 돌아가고 있다면 12월 금리 인상은 살아 있는 가능성”이라며 “12월 미국경제가 2%의 인플레이션 목표와 고용시장 개선 등을 달성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 위원들도 대체로 기준금리 인상에 우호적인 발언들을 내놨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강한 고용 성장세는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CNBC 방송에 출연해 “10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나온 것은 아주 좋은 소식”이라면서 “이는 2016년 경제가 2.5%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경제 상황이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라드 총재는 이날 세인트루이스 금융 전문가 그룹을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에서 명확하게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제 환경은 금리 인상에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 미국 뉴욕 다우지수는 W반등해 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금리인상 임박에 대한 충격을 이미 흡수했음을 대변하고 있다. <사진=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지난달 미국은 일자리가 27만1000개나 늘어났다. 실업률도 전달보다 하락한 5.0%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블룸버그 등 시장에서 전망한 일자리 수는 18만명 수준이었다.

6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고용지표는 연준이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한층 더 높였다는 분석이다. 금리인상을 주저하게 만들었던 요인 하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새 일자리와 실업률 등 고용 동향은 미국 연준의 향후 금리 인상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지표였다.

고용지표 발표 직후 미국 선물시장의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68%로 점쳤다. 이는 한 주 전의 50%, 지난달의 36%에서 크게 오른 것이다.

또한 미국 국채가격은 급락했다. 연준의 12월 금리인상이 거의 확실시되기 때문이었다.

6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3/32포인트 낮아졌다. 국채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수익률은 8.8bp(0.088%) 높아진 연 2.333%. 지난 7월2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8bp(0.18%)나 올랐다. 지난 6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었다.

또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7.8bp(0.078%) 상승한 3.09%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8bp(0.048%) 오른 0.89%. 201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bp(basis point)는 이자율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최소 단위로 1%는 100bp. 1bp는 0.01%이다.

한편 오는 12월 연준의 금리인상설에 대해 금융시장의 반응은 시쳇말로 ‘그닥’이다. 큰 충격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리인상 이슈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중국·일본 등의 양적완화 기조로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따라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 분석됐다.

특히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격변수들이 금리 인상의 긍정적 효과를 반영하기 시작한 모습으로 진단할 수 있다.

지금까지 시장 흐름은 연내 달러 유동성 긴축과 신흥국 자금유출 우려 등 금리인상의 부정적 효과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남은 4분기는 금리인상의 긍정적 영향력이 점점 더 우세해지기 시작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고용지표 결과가 시장 예상치와 일치하거나 웃돈다면 이는 국내 증시에 우호적일 것이다. 금리인상은 미국 경기에 대한 신뢰 회복과 강 달러·신흥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음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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