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복귀 3년4개월, 박삼구 ‘친정·후계체제’만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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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복귀 3년4개월, 박삼구 ‘친정·후계체제’만 강화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4.03.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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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정상화는 여전히 오리무중, 책임경영 이율배반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선임을 앞두고 비판여론이 거세다.

경영실패의 장본인이자 구조조정 이후에도 그룹 회장으로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해 왔음에도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년만에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경영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명분은 더욱 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2010년 11월 그룹 회장직에 복귀한 이후 지금까지 3년4개월 동안 그룹 정상화보다는 친정체제 강화와 후계구도에 집착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박 회장의 경영권에 대한 집착은 남달랐다.

지난 2009년 7월 실패한 경영자로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던 박 회장은 채권단의 묵인 하에 여전히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했다. 당시 박찬법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은 넘기면서도 “그룹 재무구조 개선 활동은 직접 챙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그룹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제외한 경영권 행사가 별반 의미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그룹 회장직 퇴진도 여론의 비난을 잠재우기 위한 연막에 불과했던 것이다.

▲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음에도 매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사로 출근해 구조조정 관련 보고를 받았던 것은 이를 반증한다.

더구나 2010년 11월에는 박찬법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박 회장이 1년3개월만에 그룹회장직을 되찾은 것 역시 동일 선상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부실경영과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은 뒤로 한 채 계열사 주식과 자산을 담보로 채권단으로부터 경영권부터 보장받은 것이다.

박 회장이 그룹회장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그룹의 재무개선은 여전히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2009년 12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그룹의 지주사인 금호산업은 해마다 자본잠식률 상으로 상장폐지 위기로까지 내몰렸다.

그러나 박 회장은 측근부터 챙겼다. 2012년 12월 그룹 임원인사에서 오른팔이었던 기옥 전 금호산업 사장을 금호터미널 사장으로 복귀시킨 것이다. 금호산업 정상화를 놓고 채권단과의 마찰로 경영일선에서 퇴진한지 42일만이었다.

▲ 기옥 금호타이어 사장
기옥 사장은 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을 지낸 재무통으로 박 회장의 ‘곳간지기’로 불리기까지 한 최측근이다. 박 회장의 오너십 복원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 인물이었다.

특히 박 회장은 당시 금호산업 상장폐지 위기 등 복귀 2년여만에 다시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어 친정체제 강화를 목적으로 최측근을 불러들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앞서 박 회장은 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을 이례적으로 공개석상에 등장시켜 후계구도를 명확히 했다. 박 부사장은 2012년 6월 인천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에서 열린 신상품 설명회에서 직접 제품 성능 등을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재계에서는 박 부사장의 ‘3세 경영’을 알리는 공식 데뷔무대라는 평가와 함께 그룹정상화가 시급한 시점에서 박 회장이 차기 후계구도부터 챙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동시에 제기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세 경영시대로 들어서면서 형제경영의 전통을 쌓아왔다.

박인천 창업주에 이어 장남 박성용 회장과 차남 박정구 회장에 이어 3남 박삼구 회장으로 그룹 회장 바통이 넘어왔던 것이다. 소위 ‘65세 룰’(65세에 그룹 회장 자리를 손아래 동생에게 물려준다는 약속) 전통을 지켜왔던 것이다.

순서대로라면 박삼구 회장이 2010년 4남 박찬구 회장으로 승계됐어야 했지만 지난 2002년 박삼구 회장 취임 이후 이 같은 전통은 맥이 끊겼다.

▲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더구나 현재로선 3세 경영 역시 고 박성용 회장의 장남인 장손 박재영씨와 고 박정구 회장의 장남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등을 제치고 박삼구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부사장이 이어받을 것으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친정체제와 후계구도를 구축한 박 회장은 지난해 11월 금호산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를 선임될 예정이다.

그룹회장직에서 물러난지 4년만에 주력계열사 등기이사로 복귀하면서 그룹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그룹회장으로 복귀하면서 제시했던 ‘새로운 금호아시아나의 기반 구축’의 실체와 성과가 무엇인지 현재까지도 알 수 없다”면서 “그룹회장 복귀와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복귀의 명분인 책임경영도 의미가 모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책임경영을 말하면서 친정체제를 강화하고 장남을 앞세운 후계구도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은 사적이익을 우선시 하는 이율배반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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