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부진 장기화 가능성 높다…외화유동성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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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부진 장기화 가능성 높다…외화유동성 관리해야”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5.09.2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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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성장세 둔화와 엔화약세, 세계교역량 정체로 한국의 수출부진은 앞으로도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20일 한국금융연구원 박해식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수출이 증가하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성장세 회복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면서 “안타깝게도 이러한 장밋빛 미래는 녹록치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첫 번째 이유로는 중국경제의 성장세 둔화를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수출의 21.3%를 소비하는 최대 수출시장이다. 그러나 중국의 GDP성장률은 2012년부터 3년 연속 7%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6%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수출증가율도 2012년부터 10% 이하로 폭락했으며 올해 2분기 중에는 전년 동기 대비 -4.6%로 추락했다.

특히 이같은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경제체질 전환과정의 부산물이라면 중국의 경기부진이 장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박 선임연구위원은 전망했다. 즉 우리나라의 수출부진도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엔화약세의 지속 전망도 우리나라 수출회복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지적됐다.

일본의 양적완화는 엔화약세를 촉발해 엔화가치가 지난 3년여 동안 미 달러화 대비 약 37%나 절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최근에는 2분기 GDP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소비자물가상승률도 1% 아래에서 하락세를 지속함에 따라 추가 양적완화의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보고서는 1990년대 이후 원·엔 환율이 장기간에 걸쳐 큰 폭으로 하락한 시기가 3차례 있었다며 우리나라 수출실적은 상이한 반응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1995년 5월부터 1996년 7월까지의 1차 엔저시기에는 세계경제 부진이 겹치면서 수출이 급감한 반면 2004년 12월부터 2007년 6월까지의 2차 엔저시기에는 세계경제의 호조로 수출이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2012년 9월부터 현재까지 진행중인 3차 엔저시기 원·엔 환율은 약 33% 하락했다.

박해식 선임연구위원은 “세계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어 과거 두 차례의 엔저 경험에서 보면 우리나라 수출이 개선되기보다는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교역량의 정체도 우리나라 수출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GDP 대비 수출비중은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증가세를 지속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에는 약 38%까지 늘어났다. 증가폭은 무려 약 16%포인트에 달한다.

그러나 2009년 32%로 급락한 이후 2010년 34% 수준을 회복했지만 2011년부터 3년 연속 36% 수준에 머물면서 더 이상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

박해식 선임연구위원은 “세계교역량 부진이 경기순환적 요인보다는 구조적 요인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면서 “이는 글로벌 분업화의 포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신흥국의 생산비 증가에 따른 선진국의 생산기지 자국 이전 등이 최근의 세계교역량 증가세 둔화의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원화환율이 상승하거나 세계경제가 호전되더라도 우리나라 수출이 증가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해식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시장에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됐다”면서 “수출부진 장기화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에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국가 전체적으로 외화유동성을 더 철저하게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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