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해도 걱정 안 해도 걱정…금융시장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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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해도 걱정 안 해도 걱정…금융시장 혼란 가중”
  • 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5.09.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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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빌딩.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는 늦춰질 것이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의 베팅이다. 하지만 올려도 걱정, 올리지 않아도 걱정이다.

이번 주 뉴욕증시의 핫 이슈는 단연 금리 인상이다. 이는 타이밍 설정에 따라 주식 매수에 절호의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는 현지시각으로 17일 오후 2시경 결정된다. 우리 시각으로는 18일 새벽 2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결정에 따라 ‘긴축발작(緊縮 發作)’으로 인한 대폭락이나 아니면 대세상승의 운명으로 갈라진다.

긴축 발작(Taper Tantrum)은 선진국의 양적 완화 축소 정책이 신흥국의 통화 가치와 증시 급락을 불러오는 현상을 말한다. 주로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 이에 따른 기준 금리 인상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함으로써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와 증시 등이 급락하는 사태로 긴축 경련이라고도 한다.

1994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이 기습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멕시코 금융위기가 일어났다.

대공황 직후인 1937년에는 마리너 에클스 의장이 지급 준비율을 높였다. 대공황 타개 방안으로 풀어놓은 달러를 회수하기 위함이었다. 이때 다우지수가 49.1% 하락한 바 있다.

또 2013년에는 벤 버냉키 의장이 테이퍼링(Tapering: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제기하자 신흥국의 통화·채권·주식이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일어난 바 있다.

▲ 미국 다우지수 일봉 그래프. 현재 추세의 마지노선은 16,020. <사진=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만약 이번에 금리를 올린다면 2006년 6월 이후 무려 9년3개월 만의 인상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오랫동안 세계 경제를 관통해왔던 저금리 시대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더불어 다시 고금리 시대로 돌입하는 중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단기 충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금리 인상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이 긴축발작 현상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0%까지 떨어지고 이자소득을 챙길 수 없게 되자 미국의 자금을 비롯해 전 세계의 돈은 상대적으로 이율이 높은 신흥국에 투입된 상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결정된다면 그 돈은 다시 미국으로 말머리를 틀게 될 것이다. 이때 신흥국 시장의 증시는 매도세에 의한 대폭락이 점쳐진다. 다시금 긴축발작이 우려되는 배경이다.

설령 긴축발작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금리 인상은 뉴욕증시에 악재로 작용한다. 금리 인상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할 것이다. 또 올라간 금리만큼 경영 원가는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는 곧 기업수지의 악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 또한 주가 하락 요인이다.

1990년 이후 연준의 세 차례 정책금리 인상 시점(1994년·1999년·2004년) 사례에서 미국 주식시장은 대체로 10% 내외, 한국은 10∼20% 하락한 바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4월 말 고점 대비 8월 말까지 약 16%가 빠졌다. 주가 조정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수준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이 시장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흥국 증시로 유입된 단기성 자금도 최근 들어 상당 부분 빠져나갔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신호다. 만약 금리 인상 직후 증시 조정이 큰 낙폭으로 진행된다면 이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다시없는 기회다. 단 분할매수 원칙을 지킨다는 전제가 따른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하더라도 그 속도는 상당히 완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상이 10월 혹은 12월로 연기된다면 시장은 단기적인 안도 랠리가 그려진다.

한국 입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려도 걱정, 올리지 않아도 걱정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외국인의 자본유출에 가속이 붙고 이는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미뤄도 한국으로선 좋을 게 없다. 이는 곧 글로벌 경기상황에 대한 부정적 판단을 전제로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리 인상 시점의 불확실성에서 오는 금융시장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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