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남산의 힘’ 展…남산의 역사 관련 자료 총망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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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남산의 힘’ 展…남산의 역사 관련 자료 총망라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5.08.0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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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겸, ‘천우각 금오계첩’, 1768년, 경기도박물관 소장.

서울의 한가운데 위치한 남산에 굴곡진 역사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광복 70주년 특별기획전으로 7일부터 11월1일까지 ‘남산의 힘’ 전(展)을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제강점기와 근현대시기를 거치면서 권력 등에 의해 훼손됐다가 돌아온 남산의 변화를 250여점 관련 역사 자료들을 통해 보여준다.

전시는 시대순으로 크게 조선시대 1부 목멱, 한양의 안산, 2부 식민통치의 현장, 3부 국민교육장 남산, 4부 돌아온 남산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남산이 한양의 내사산 중 하나로 한양의 수호 산이자 친근한 앞산으로 자리 잡는 과정이 전시된다.

사도세자가 쓴 ‘남관왕묘비명’을 비롯해 겸재 정선의 ‘목멱산도’(백납병풍), 김홍도의 ‘남소영도’, 김윤겸의 ‘천우각 금오계첩’ 등 조선화가들의 필치로 남겨져 있는 남산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2부에서는 일제의 강점으로 남산이 겪게 되는 슬픈 훼손의 역사가 펼쳐진다.

일제에 의해 가장 심각하게 훼손된 지역은 전망이 좋은 남산 회현자락이었다. 일제는 이곳에 여의도의 두 배에 가까운 43만㎡의 대지를 조성해 조선신궁을 세우고 신사참배를 강요했다. 이밖에도 일본인 거류지였던 왜성대에 경성신사, 경성호국신사, 노기신사 등이 있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충신을 기려 만든 장충단을 장충단공원으로 개조하고 그 안에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는 사당 박문사를 짓기도 했다.

남산을 일본식 대공원으로 개조하기 위해 우리 전통 소나무 대신 벚꽃과 아까시나무를 계획적으로 이식시키는 등 환경파괴도 서슴지 않았다.

식민통치의 현장 코너에서는 ‘한국합병조약 및 양국황제조칙의 공포에 관한 각서’(1910), ‘경성부남산공원설계안’(1917), ‘조선신궁전경도’, ‘노기신사 수조’ 등 일제의 남산개조를 통한 황국신민화 정책의 실체를 보여주는 자료들이 대거 전시된다.

특히 ‘노기신사 수조’는 남산 내에서 완형을 유지하는 거의 유일한 식민유산으로 노기신사터에 자리 잡은 남산원 측의 배려로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된다.

3부에서는 1945년 8.15 광복 이후 현대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으로 남산을 이야기한다.

해방 이후 남산은 좌익 집회가 주로 열리는 이념의 무대가 되기도 했고, 조선신궁 자리에는 건국 대통령의 초대형 동상이 세워지고 국회의사당 부지조성 공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1960년대 이후에는 반공을 주창하는 자유센터가 장충동에 들어서고 정권의 방패 역할을 했던 중앙정보부와 수도방위사령부가 자리를 잡았다. 특히 41개동 건물의 무소불위 ‘중정’은 ‘남산’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정부의 경제발전 드라이브 속에서 거대한 외인아파트와 각급 호텔이 들어섰고 도로와 터널이 남산을 관통했다. 야외음악당, 도서관, 국립극장 등 시민 위락시설과 함께 남산 케이블카와 전파송신탑(서울타워)도 이때 세워지게 된다.

4부는 1990년대 탈권위주의 시대에 들면서 남산이 자연, 사람, 역사의 공간으로 변화되는 과정과 함께 남산의 아름다운 모습과 남산 관련 최근의 주요 이슈들을 소개한다.

전시 마지막 부분은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남산을 시민들의 눈을 통해 보는 코너가 마련된다. ‘추억 속의 남산’ 코너로 5월15일부터 6월30일까지 시민공모를 통해 모은 사진들 중 30점을 선정해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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