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시총 189조원 감소…10개 종목 중 7개 종목 시총 하락
CXO연구소, LG엔솔·삼성바이오로직스 시총 10조원↑…메리츠금융·알테오젠 톱20 첫 진입
올 3분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200조원 가까이 감소했고 주식종목 10곳 중 7곳꼴로 주가 하락 등으로 시총 외형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곳도 2분기 말에는 270곳을 넘겼지만 지난 9월 말에는 260곳 미만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주식 종목 중에서는 보로노이가 유일하게 시총 증가율 100%를 상회했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3개월 새 시총이 10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메리츠금융지주와 알테오젠은 올 3분기 시총 톱20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6월 말 대비 9월 말 기준 3분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주식종목은 우선주를 제외한 2720곳이고 올해 6월 말(28일)과 9월 말(30일) 종가 기준 시총과 순위 등을 비교해 살펴봤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2700곳이 넘는 주식종목 중 올 6월 말 대비 9월 말 기준 시총이 감소한 곳은 70.7%(1924곳)나 차지했다. 반대로 시총이 증가한 곳은 24.9%(678곳)에 그쳤다. 118곳(4.3%)은 신규 상장되거나 시총에 변동이 없었다. 올 3분기 시총 외형이 커진 곳보다 감소한 곳이 배(倍) 이상 많아져 국내 주식시장은 한마디로 침울해졌다.
지난 9월 말 기준 2720곳의 시총 규모는 2432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말 파악된 2621조원과 비교하면 최근 3개월 새 시총 덩치는 189조원 하락했다. 시총 하락률도 7.2% 수준을 보였다. 여기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기아, 현대차 등 국내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대장주들이 최근 3개월 새 시총이 10조원 넘게 감소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9월 말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곳도 3개월 전보다 줄었다. 지난 6월 말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곳은 273곳이었는데 9월 말에는 259곳으로 적어졌다. 3개월 새 14곳이나 시총 1클럽에서 탈락한 것이다. 이는 3월 말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263곳보다도 적은 숫자다.
올 6월 말 대비 9월 말 기준 3분기 시총 외형이 1조원 넘게 증가한 종목은 21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말 76조4010억원이던 시총이 9월 말에는 96조9930억원으로 최근 3개월 새 20조5920억원 이상 시총 덩치가 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같은 기간 51조7434억원에서 69조5369억원으로 3개월 새 17조7935억원 넘게 불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3분기 시총 상승률은 각각 27%, 34.4%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유한양행(4조9488억원↑), 셀트리온(4조5840억원↑), 신한지주(3조7440억원↑), HLB(3조5831억원↑), 고려아연(3조5816억원↑), 메리츠금융지주(3조4329억원↑), 에코프로머티(3조391억원↑) 종목 순으로 최근 3개월 새 시총 증가액이 3조원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말 486조5372억원에서 9월 말에는 367조1416억원으로 최근 3개월 새 120조원 가까이 시총 외형이 크게 쪼그라졌다. 이외 시총이 1조원 넘게 내려앉은 곳은 23곳 더 있었다. 이 중에서도 SK하이닉스(45조633억원↓), 기아(11조7558억원↓), 현대차(10조6802억원↓) 종목의 시총은 올 3분기에만 시총이 10조원 넘게 떨어졌다.
최근 3개월 새 시총 톱100에 오른 곳의 순위도 요동쳤다. 100곳 중 91곳은 6월 말 때와 달리 9월 말 시총 순위가 달라졌다. 이중 한미약품은 지난 6월 말에는 시총 순위 112위였는데 9월 말에는 92위로 시총 톱100에 재입성했다. 앞서 종목은 올해 1월 초와 3월 말에는 시총 순위가 각각 89위, 88위였다. 여기에 HD현대미포(101위→97위)와 삼성증권(110위→100위)도 6월 말 대비 9월 말 시총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삼성증권은 올해 분기별 시총 톱100에 처음 진입했다.
6월 말과 9월 말 시총 100위에 포함된 곳 중에서는 한진칼이 최근 3개월 새 29계단이나 시총 순위가 가장 많이 앞섰다. 6월 말 93위에서 9월 말에는 64위로 올라섰다. 현대로템(89위→63위)과 미래에셋증권(92위→72위)도 각각 26계단, 20계단 전진했다.
최근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서 있는 고려아연은 올해 3월 말과 6월 말에는 각각 47위, 46위로 40위권대를 보여오다 지난 9월 말에는 27위로 20위권대로 진입하며 주목을 끌었다.
올 3분기 시총 상위 톱20 판세도 요동쳤다. 상위 20곳 중 6월 말 대비 6월 말 시총 순위 변동이 없는 곳은 8곳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삼성전자(1위), SK하이닉스(2위), LG에너지솔루션(3위), KB금융(8위), POSCO홀딩스(9위), LG화학(13위), 현대모비스(15위), 포스코퓨처엠(16위) 종목이 포함됐다.
9월 말 기준 시총 상위 톱10 중에서는 신한지주가 올해 분기별 시총 순위 상위 10걸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지주는 올해 초만 해도 시총 순위 18위였고 이후 3월 말(17위)과 6월 말(12위)에도 10위권 밖을 맴돌다 9월 말에 오면서 톱10에 첫 입성했다.
6월 말 대비 9월 말 시총 톱20에 신규 가입한 종목 중에는 삼성생명(22위→17위), 메리츠금융지주(6월 말 24위→9월 말 18위), 알테오젠(25위→20위) 세 곳이 포함됐다. 이중 메리츠금융지주와 알테오젠은 올해 분기별 시총 톱20에서 3분기에 들어오면서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와 달리 삼성화재(6월 말 17위→9월 말 25위)와 LG전자(18위→21위)는 지난 9월 말 기준 시총 20위에서 밀려났다. 카카오도 6월 말에는 시총 19위였는데 9월 말에는 26위로 7계단이나 뒷걸음을 쳤다. 특히 카카오는 올해 초 시총 순위 14위로 2분기 때까지는 시총 10위권대 자리를 지켜오다 3분기에는 20위권대로 밀려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9월 말 기준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곳 259개 주식종목 중 6월 말 대비 시총 증가율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제약 관련 코스닥 업체인 보로노이로 확인됐다. 이 종목의 6월 말 대비 9월 말 시총 상승률만 해도 102.1%로 3개월 새 퀀텀점프했다. 보로노이의 경우 6월 말 기준 시총은 8685억원 수준이었는데 9월 말에는 1조7551억원으로 3개월 새 시총이 8865억원 넘게 증가했다. 보로노이의 시총 덩치가 눈에 띄게 커짐에 따라 이 회사 최대주주인 김현태(48세) 대표이사의 주식재산도 6월 말 3239억원에서 9월 말에는 6433억원으로 3개월 새 주식재산만 3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시총 1조 클럽 중 올 3분기 시총 증가율이 50~100% 사이를 보인 곳은 2곳 더 있었다. 여기에는 유한양행(76.3%↑)과 대웅(52.6%↑) 주식종목이 포함됐다. 유한양행은 지난 6월 말 6조4889억원에서 9월 말에는 11조4378억원으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대웅 역시 8953억원에서 1조3663억원으로 시총 외형이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올 3분기 국내 시총 외형은 지난 1분기와 2분기 때보다 더 하락해 최근 3개월 새 국내 주식시장은 전체적으로 먹구름으로 가득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제약·바이오를 비롯해 금융과 조선 관련 업종의 주식종목은 시총이 오른 곳이 많아 다소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