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시총 370조원↑…10조원 이상 증가 종목 8개

CXO연구소, 증가율 18.7%↑…에코프로 시총 상승률 600%

2023-07-13     이성태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370조원 넘게 증가했고 1조원 넘게 증가한 종목도 50개 이상으로 나타났다. 2600여개 주식종목 중 상반기 시총 규모가 상승한 비중은 70% 수준에 달했다.

또 시총 1위 삼성전자는 가장 많은 100조원 가까이 증가했고 에코프로의 시총 증가율은 600%를 넘어 시총 규모 10위권대에 진입했다.

13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조사 대상 주식종목 2600여개의 올해 연초 시총 규모는 2011조원에서 6월 말 2388조원으로 377조원(18.7%) 불었다.

2600여개 주식종목 중 상반기 시총 외형이 오른 종목은 1769개(68.1%)였고 하락한 종목은 798개(30.7%)로 집계됐다. 32개(1.2%)는 변동이 없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상반기 시총은 상승세를 보인 종목이 하락세로 돌아선 종목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시총 1조원 클럽에 가입한 종목 역시 1월 초 228개에서 6월 말 256개로 28개 늘었다.

같은 기간 시총이 1조원 이상 증가한 종목은 51개로 집계됐다. 이 중 8개 종목은 시총 외형만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시총 1위 삼성전자는 올초 331조3229억원에서 6월 말 431조183억원으로 99조6953억원 불어났다. 시총 3위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55조1097억원에서 83조8658억원으로 28조7560억원 늘었다. 시총 2위 LG에너지솔루션 역시 104조3640억원에서 129조4020억원으로 25조380억원 외형을 키웠다.

이외에 에코프로(17조3041억원↑), 에코프로비엠(15조2178억원↑), 포스코퓨처엠(12조5103억원↑), ▲기아(10조6510억원↑), 현대차(10조1353억원↑) 종목 순으로 시총 증가액 10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초 58조8608억원에서 6월 말 52조9534억원으로 5조9074억원 감소했다. 이외에 시총이 1조원 넘게 사라진 종목은 11개가 더 있었다. 특히 LG생활건강(4조763억원↓), 엔씨소프트(2조9967억원↓), SK(2조8330억원↓), 아모레퍼시픽(2조1876억원↓)의 시총은 2조원 넘게 줄었다.

시총 톱100 순위도 요동쳤다. 11개 종목은 1월 초만 해도 100위권 밖에 있었지만 6월 말 상위 100위 명단에 진입했다.

코스모신소재는 연초 시총 순위가 160위(시총 1조6122억원)에서 6월 말 64위(5조7255억원)로 96계단이나 전진하며 시총 톱100에 입성했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도 137위에서 46위로 91계단이나 점프했고 에코프로는 103위에서 17위로 88계단이나 순위를 끌어올리며 단숨에 시총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 금양(1월초 178위→6월 말 100위), 포스코인터내셔널(105위→53위), JYP Ent.(117위→75위), 한진칼(118위→99위), 현대오토에버(107위→88위), 펄어비스(108위→94위), 삼성증권(104위→97위), NH투자증권(102위→98위) 종목도 시총 톱100 명단에 합류했다.

반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초 시총 순위 95위(2조9779억원)에서 6월 말 209위(1조2774억원)로 114계단이나 후퇴하며 시총 2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아모레퍼시픽그룹(99위→139위), 한국가스공사(93위→127위), GS리테일(99위→124위), 롯데지주(92위→118위), 카카오게임즈(82위→115위), 팬오션(96위→112위) 종목 등도 최근 6개월 새 시총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시총 상위 톱20 판세도 요동쳤다. 삼성전자(1위), LG엔솔(2위), LG화학(5위), 삼성SDI(6위), 현대차(7위) 등 5개 종목은 변동이 없었지만 나머지는 모두 자리가 바뀌었다.

가장 두드러진 종목은 에코프로였다. 1월 초만 해도 시총 순위 100위에 포함되지도 않았지만 6월 말 17위로 올라왔다. 반면 20위 안에 포함됐던 SK이노베이션(18위)과 삼성생명(20위)은 각각 21위, 23위로 톱20에서 밀려났다. 

3~4위와 8~10위 간 자리다툼도 치열했다. 올초 시총 3위에 이름을 올렸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위로 밀려날 때 SK하이닉스는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전진했고 8~10위권에서는 8위였던 네이버가 10위로 뒷걸음질쳤다. 반면 기아는 9위에서 8위로 한 계단 전진했고 10위였던 카카오는 15위로 후퇴했다. 포스코홀딩스는 11위에서 9위로 톱10에 입성했다.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256개 주식종목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은 에코프로비엠의 지주회사 에코프로였다. 시총 상승률만 624%에 달했다. 2조7730억원이었던 시총은 20조77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이동채 상임고문의 주식재산도 올초 5358억원에서 6월 말 3조7834억원으로 뛰었다. 이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3조6533억원), LG그룹 구광모 회장(2조2085억원), SK그룹 최태원 회장(1조9314억원)이 보유한 주식평가액보다 더 높다.

에코프로를 제외한 시총 1조 클럽 중 시총 증가율이 100%를 넘긴 종목은 21개였다. 이중에서도 이수페타시스(417.4%↑), 루닛(411.8%↑), 레이크머티리얼즈(349%↑), 윤성에프앤씨(310.7%↑), 한화오션(307.5%↑), 영풍제지(266.2%↑), 코스모신소재(255.1%↑), 레인보우로보틱스(222.6%↑), 삼아알미늄(212.7%↑) 등 9개 종목은 증가율이 200%를 상회했다.

특히 한화오션과 코스모신소재를 제외한 7개는 시총 1조 클럽 명단에 새로 편입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상반기 주식시장에서는 전자·자동차·화학 관련 종목들이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영업이익 성적 등이 다소 저조했음에도 시총 외형은 증가한 패턴을 보였다면 현대차와 기아는 실적도 양호하면서 시총도 동반 상승한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소장은 “시총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실적 이상으로 이슈와 기업에 대한 미래 가치 등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상반기 시총 흐름이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