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일 교역 중 핵심 수입품목 75.5%는 중국산

2022-05-30     이성태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 상하이 봉쇄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할 수입품목 모니터링 대상은 중국산 품목이고, 이러한 중국 편중 현상을 해결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북대 최남석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한국경제 산업 핵심물자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관리가 필요한 핵심 수입품목으로 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이고 수입경쟁력이 절대 열위인 품목 중 수입금액 규모가 최상위 30%에 해당하는 228개 품목을 제시했다.

전체 228개 품목 중 중국산 품목이 172개로 75.5%의 비중을 차지했고 일본산 품목은 32개로 14.0%의 비중을 보였으며 미국산 품목은 24개로 10.5%의 비중으로 나타났다.

[자료=전경련]

보고서는 핵심 수입품목으로 관리해야 할 228개 품목 중에서 기업간 거래가 많고 상대국에 대한 전후방 GVC 스트레스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안전성이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133개 품목도 별도로 제시했다. 133개 품목 중 중국산 품목이 대부분(95.4%)이고 일본산 품목과 미국산 품목은 각각 2.3% 수준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해 요소수 사태에서 경험한 것처럼 핵심 수입품목이 중국에 편향되면서 우리나라 전체 공급망이 취약해진 현실을 보여준다.

관리가 필요한 중국산 핵심 수입품목의 경우 전기제품, 기계·컴퓨터, 철강, 유·무기화합물, 유리, 의료용품, 비철금속 등 산업용 원자재가 주를 이루고 있어 우리나라 산업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망간(강철 제조 시 필수 소재), 흑연(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에 활용되는 필수 원료), 마그네슘(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중요 소재) 등이 관리가 필요한 대표적인 중국산 수입 품목이다.

관리가 필요한 일본산 핵심 수입 품목은 전기제품, 기계·컴퓨터, 석유석탄, 플라스틱, 전기제품 유기화합물 등으로 구성되는데 주로 전기전자, 기계·컴퓨터, 석유화학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폴리이미드 필름(폴더블 디스플레이 소재), 반도체 웨이퍼를 가공하는 기계 또는 분사기 등이 관리가 필요한 대표적인 일본산 수입품목이다.

관리가 필요한 미국산 핵심 수입 품목은 석유석탄, 항공기, 전기제품, 과일, 기계·컴퓨터 등이며 주로 항공기, 전기전자, 기계·컴퓨터, 석유화학, 에너지 등의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최남석 교수는 “핵심 수입품목에 대한 수급 관리를 못하면 언제든지 요소수 대란 같은 공급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228개 품목에 대해서는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양자간 통상갈등과 미중 무역갈등 현황을 시의적절하게 업데이트해 무역통상전략 조정, FTA 활용도 제고, 수입 다변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핵심 수입품목으로 관리해야 할 228개 품목 중에서 글로벌 공급망 안전성이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133개 품목에 대해서는 조기경보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국내 민간기업의 현장 수요를 중심으로 정부의 대처방안을 맞춤형으로 상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전경련]

133개 품목 중 중국산 품목은 127개, 일본산 품목은 3개, 미국산 품목은 3개였다. 산화텅스텐(반도체 소재), 염화칼슘, 비디오카드, 태양광 모듈, 농약 원제 등이 조기경보 체계가 필요한 중국산 수입품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하결집소자(광학 스캐너,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 등의 주요 부품), 레조르시놀(방부제·살균제로 사용되고 합성수지의 주요 원료) 등이 조기경보체계가 필요한 일본산 수입품목이었고 헥사메틸렌디아민(나일론 합성 원료) 등이 특별히 관리돼야 할 미국산 수입 품목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되는 등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수입선 다변화·글로벌 공급망 동맹 적극 참여 등을 통해 핵심 수입품목 중국 편중 현상을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